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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묘지/마종기
최한호
2018. 10. 24. 18:06
겨울 묘지
마종기
피붙이의 황량한 묘지 앞에 서면
생시의 모습이 춥고 애잔해서
눈 오시는 날에도 가슴 미어지는구나
살고 죽는 것이 날아가는 눈 같아
우리가 서로 섞여서 어디로 간다지만
그 어려운 계산이 모두 적멸에 빠져
오늘은 긴 눈발 속에 아무도 보이지 않네
무슨 소식이라도 들을까 두 손에 눈을 받아도
소식 한 장 어느새 눈물방울로 변하고
귀에 익은 침묵만 미궁의 주위를 적시네
네 눈이 공연히 시려오는 잿빛 하늘
눈이 와서 또 쌓여서 비석까지 덮는다
움직이는 슬픔이 움직이지 못하는 슬픔을 만나
깨끗한 무게로 서로를 달래주는구나
그렇다. 우리는 도저히 헤어지지 않는다
네 숨결은 묘지 근처의 맑고 찬 공기
하늘이 더 낮게 내려와 우리는 손을 잡는다
어느새 눈이 그치고 바람이 자고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