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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물리학/박후기

최한호 2017. 3. 3. 12:35

사랑의 물리학

- 상대성 원리

 

 

박후기

 

 

나는 정류장에 서 있고

정작 내가

떠나보내지 못한 것은

내 마음이었다

안녕이라고 말하던

당신의 일 분이

내겐 한 시간 같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의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은

날 알아볼 수 없으리라

늙고 지친 사랑

이 빠진 턱 우물거리며

폐지 같은 기억들

차곡차곡 저녁 살강에

모으고 있을 것이다

하필,

지구라는 정류장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한 시절

지지 않는 얼룩처럼

불편하게 살다가

어느 순간

내가 울게 되었듯이,

밤의 정전 같은

이별은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