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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속도/이원규

최한호 2017. 1. 29. 16:38

꽃의 속도

 

 

이원규

 

 

덧나는 상처도 없이

어찌 봄이랴

 

섬진마을의 매화가

지기도 전에

젊은 황어 떼가 지리산에 오르고

잠시 산수유꽃이

잉잉거리는가 싶더니

화개동천의 십 리 벚꽃도

파장

 

아무래도

봄은 속도전이다

 

피고 지는 꽃이 그러하고

아이쿠,

무릎 한 번 치더니

앉은 채

입적하신 노스님이 그러하니

나는 그저 어지러워

눈 코 입 귀를 틀어막을 뿐

 

만만디

척추 속에 차오를

늦은 고로쇠 수액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