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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오세영

최한호 2016. 11. 16. 12:34

바람의 노래

 

 

오세영

 

 

바람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동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 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 데나 있는

가을산 해질 녘은

울고 싶어라.

내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