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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 그 푸른 사랑/김정희

최한호 2016. 7. 23. 13:42

마량, 그 푸른 사랑

 

김정희

 

 

푸른 멀미 같은 사랑

그대 생의 길섶에 피어 있다면

소금기 많은 바다

탐라로 가는 나루에 서보아라

사랑이 아니라

추억이었다

파도소리는 귀먹어 부서지고

바다의 문지방에서

비틀거리는 이별의 바람,

바람 부는 쪽으로 쓰러져야 한다

안으로 안으로 그대가 삼키던 울음

흰 날개의 갈매기가

끼룩끼룩 대신 울어준다

활처럼 둥근 바다에 드러눕는

저리 부드럽고 견고한 생의 그림자가 있었다니

개펄 아래 몸을 가린 조개는

취한 듯

연신 눈물을 게워내고

구겨진 시간을 매달고

황포돛배는 어디로 흐르나

길이 있다면

마량 그 푸른 바다로 오라

가막섬 초록 그림자에

누가 그대를 이곳에 서게 했는지

철드는 사랑을 물어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