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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정하

최한호 2016. 1. 7. 12:36

동행

 

이정하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스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혼자였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혼자였다.

기대고 싶을 때 그의 어깨는 비어있지 않았으며,

잡아 줄 손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그는 저만치서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 산다는 건 결국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

비틀거리고 더듬거리더라도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

들어선 이상 멈춰 설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그 외길...

 

같이 걸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아아,

그것처럼 내 삶에 절실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