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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짝사랑/정희성

최한호 2015. 6. 22. 15:17

지금도 짝사랑

 

정희성

 

사람을 사랑하면 

임금은 못 되어도 

歌客은 된다. 

 

사람을 몹시 사랑하면 

천지간에 딱 한 사랑이면 

詩人은 못 되어도 

저 거리만큼의 햇살은 된다, 

가까이 못 가고 

그만큼 떨어져 

그대 뒷덜미 쪽으로 

간신히 기울다 가는 

 

가을 저녁볕이여! 

내 젊은 날 먹먹한 시절의 

깊은 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