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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에게도 / 백기완

최한호 2010. 10. 8. 22:29

아, 나에게도 /  백기완 

                                               

 

 

아, 나에게도 

회초리를 들고 네이놈 

종아리를 걷어라 이놈 

그러구선 질척이는 항로를 살점이 튕기도록 내려칠 

그런 어른이 한 분 계셨으면

 

아, 나에게도 

갈 곳이없는 나에게도 

새 해 새 아침만은 쏘주병을 들고 가 

큰절 올리면 엄하게 꾸짖는 다는 것이 잔을 받거라 

그러구선 아무말이 없으시는 

그런 이가 한 분 계셨으면 

 

인고는 끝이 없고 

죽음의 끝과 끝까지 맞선 나에게도 

아, 나에게도 

속절없이 엎으러저 울어도 되고 

한사코 꺼이 꺼이 울어도 되는 그런 밤이라도 한 번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