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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해바라기 씨를 건네다/황상순

최한호 2019. 8. 11. 12:31

아내에게 해바라기 씨를 건네다

 

황상순

 

세상의 모든 꽃들

꽃 같은 제 몸 죽여 열매를 맺느니

누군들 꽃으로 피어

꽃처럼 평생 눈부시고 싶지 않겠냐마는

보렴, 그런 마음까지 모가지 쳐 베어낸

까맣고 작은 이 씨앗 속에

걸어 온 오솔길과

발돋움하며 보았던 달과 언덕과

꽃 보낸 마음까지 빼곡히 다 새겨져 있으니

 

자, 한 줌 받으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