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해바라기 씨를 건네다
황상순
세상의 모든 꽃들
꽃 같은 제 몸 죽여 열매를 맺느니
누군들 꽃으로 피어
꽃처럼 평생 눈부시고 싶지 않겠냐마는
보렴, 그런 마음까지 모가지 쳐 베어낸
까맣고 작은 이 씨앗 속에
걸어 온 오솔길과
발돋움하며 보았던 달과 언덕과
꽃 보낸 마음까지 빼곡히 다 새겨져 있으니
자, 한 줌 받으시게나
아내에게 해바라기 씨를 건네다
황상순
세상의 모든 꽃들
꽃 같은 제 몸 죽여 열매를 맺느니
누군들 꽃으로 피어
꽃처럼 평생 눈부시고 싶지 않겠냐마는
보렴, 그런 마음까지 모가지 쳐 베어낸
까맣고 작은 이 씨앗 속에
걸어 온 오솔길과
발돋움하며 보았던 달과 언덕과
꽃 보낸 마음까지 빼곡히 다 새겨져 있으니
자, 한 줌 받으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