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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양화소록/조용미

최한호 2019. 2. 24. 17:19

봄, 양화소록

 

조용미

 

올봄 하릴없어

옥매 두 그루 심었습니다

꽃 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는 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군요

 

내 사는 곳 근처

개울가의 복사꽃 활짝 피어

봄빛 어지러운데

당신은 잘 지내나요

나를 내내 붙들고 있는

꽃 핀 복숭아나무는

흰 나비까지 불러들입니다

 

당신은 잘 지냅니다

복사꽃이 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봄날이 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가는 봄 휘영하여

홍매 두 그루 또 심어봅니다

나의 뜰에

매화 가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