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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현스님

최한호 2018. 6. 8. 10:21

 ‘한 그루 늙은 나무도 고목소리 들을라면/

 

 속은 으레껏 썩고 곧은 가지들은 다 부러져야/

 

그 물론 굽은 등걸에 장독(杖毒)들도 남아 있어야’<고목소리>.

 

 

무심한 한 덩이 바위도/

 

바위 소리 들으려면/

 

들어도 들어올려도/

 

끝내 들리지 않아야/

 

 그 물론 검버섯 같은 것이/

 

 거뭇거뭇 피어나야.<바위 소리 들으려면>

 

 

 

‘사랑도 사랑 나름이지/

 

 정녕 사랑을 한다면/

 

 연연한 여울목에/

 

 돌다리 하나는 놓아야/

 

그 물론 만나는 거리도/

 

 이승 저승쯤 되어야’<사랑의 거리>

 

 

 

‘삶의 즐거움을 모르는 놈이/

 

죽음의 즐거움을 알겠느냐/

 

어차피 한 마리/

 

기는 벌레가 아니더냐/

 

이다음 숲에서 사는/

 

새의 먹이로 가야겠다.’<적멸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