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침
김주대
그토록 많은 흘러가는 인연들의 혼돈 속에서
하필 너는 왔다
충격이 이전의 나를 다 흔들 때
촉수를 내밀어 맞이한 해후
눈을 떠 처음으로 빛인 시선이 생겼고
벽을 통과한 마주침으로 너는 번식되기 시작했다
전염처럼 나를 무한히 이동시키는
해후는 진행형이었고 떨리는 현재였으므로
우리는 사랑했고 사랑할 것이었다
해후의 아래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고요한 징후
너를 눈치채기 위하여 뜬눈으로 새운 밤들을 지나
몰랐던 네가 스며드는 건
무섭고 희한한 일이었다
소문은 빠르게 몸 전체로 퍼졌다
피부와 속살들이 밤새 수런거리며
너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