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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안부/김부조

최한호 2016. 11. 3. 15:11

어떤 안부

 

김부조

 

 

세상과 삐걱이다

끝내 낙향한 친구가

감자 한 자루를 보내왔다

 

꼭꼭 동여맨 매듭을

화해하듯 풀어내자

크고 작은 감자들이

다투듯 쏟아져 나왔다

 

저마다의 굵기처럼

고르지 못했을 귀농의 나날,

자잘한 멍 자국이 선명하다

 

친구가 보내 온

감자 한 자루를 풀어내며

불화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과 누려 온,

낯 뜨거운 타협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