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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것은/오세영

최한호 2015. 6. 4. 19:58

산다는 것은

 

오세영

 

산다는 것은

가슴에 새 한마리 기르는 일일지도

모른다.

날려야 될 그 한 때를 기다려

안으로 소중히 품어 안은 새.

 

산다는 것은

먼 박명의 하늘을 날아

암흑을 건너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둘수록 더 찬란하게 예비된

그의 비상.

 

이른 봄,

목련 가지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병아리 떼가

꽃망울 터지는 순간을 노려 나래 치듯

반짝,

성냥불처럼 밝히는 생의 불꽃 속에서

육신을 벗고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를 내 오늘

문득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