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오세영
산다는 것은
가슴에 새 한마리 기르는 일일지도
모른다.
날려야 될 그 한 때를 기다려
안으로 소중히 품어 안은 새.
산다는 것은
먼 박명의 하늘을 날아
암흑을 건너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둘수록 더 찬란하게 예비된
그의 비상.
이른 봄,
목련 가지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병아리 떼가
꽃망울 터지는 순간을 노려 나래 치듯
반짝,
성냥불처럼 밝히는 생의 불꽃 속에서
육신을 벗고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를 내 오늘
문득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