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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미나

최한호 2014. 9. 22. 17:09

 

신미나

 

아버지는 고드름칼이었다

찌르기도 전에 너무 쉽게 부러졌다

나는 날아다니는 꿈을 자주 꿨다

 

머리를 감고 논길로 나가면

볏짚 탄내가 났다

흙 속에 검은 비닐 조각이 묻혀 있었다

 

어디 먼 데로 가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동생은 눈밭에 노란 오줌구멍을 내고

젖은 발로 잠들었다

뒤꿈치가 홍시처럼 붉었다

 

자꾸만 잇몸에서 피가 났고

두 손을 모아 입 냄새를 맡곤 했다

 

왜 엄마는 화장을 하지 않고

도시로 간 언니들은 오지 않을까

가끔 뺨을 맞기도 했지만 울지 않았다

 

몸속 어딘가 실핏줄이 당겨지면

뒤꿈치가 조금 들릴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