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신미나
아버지는 고드름칼이었다
찌르기도 전에 너무 쉽게 부러졌다
나는 날아다니는 꿈을 자주 꿨다
머리를 감고 논길로 나가면
볏짚 탄내가 났다
흙 속에 검은 비닐 조각이 묻혀 있었다
어디 먼 데로 가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동생은 눈밭에 노란 오줌구멍을 내고
젖은 발로 잠들었다
뒤꿈치가 홍시처럼 붉었다
자꾸만 잇몸에서 피가 났고
두 손을 모아 입 냄새를 맡곤 했다
왜 엄마는 화장을 하지 않고
도시로 간 언니들은 오지 않을까
가끔 뺨을 맞기도 했지만 울지 않았다
몸속 어딘가 실핏줄이 당겨지면
뒤꿈치가 조금 들릴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