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눈물 나는 날 있다.
아침부터 눈물 나서 독한 술 한잔으로 피를 바꾸고 싶은 날 있다.
질 나쁜 사랑이 끝나고 홀연 무례한 인생만 남겨 졌을 때, 비로소 가을을 앓는 지상의 나무들이 보이고 흐려진 지붕들이 보이고 멀리 가는 슬픔이 보인다.
나는 불친절한 별 와서 너무 오래 떠돌았으니 아침부터 눈물 나는 세상조차 이토록 신비하고 고요한가.
먼 길 바라보는 새 떼들 곁에서 길을 잃으면 계절은 깊은 종소리 무덤 같고 술집 간판마저 비스듬히 몸매를 흐린다.
아아, 아침부터 눈물 나는 아침부터 눈물 나는 날이 너무 흔해서 내 슬픔 이토록 아름다운가.
내 슬픔 이토록 내 안에 찬란한가.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거네 ...』류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