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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감옥이다/유안진

최한호 2011. 6. 6. 22:23

 

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

 

한 눈 팔고 사는 줄은 진작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 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